옛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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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해길 제2길(미음나루길) - 한강수변의 극치, 미호(美湖)

평해로는 남양주에서 양평읍 구간까지 한강 물길과 평행선을 이루며 나있었습니다. 전통사회에서는 한강이 물길로 이용되었기 때문에 배로 운반된 물건들을 평해로를 통해 도처에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게나 우마차로 실어 나를 수 있는 물건의 양과 배로 실어 나를 수 있는 물건의 양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엄청난 차이가 있지요. 그래서 옛날에는 배가 중요한 운반 수단이 된 것입니다.

미음나루를 지나면서부터 여러분들은 한강변을 따라 조성된 평해길을 걷게 됩니다. 이 구간의 한강에는 예로부터 풍광이 좋은 명소들이 많았는데, 이러한 명소마다 특징에 알맞은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미호도 그 중의 하나로 남양주시 수석동 앞을 흐르는 한강을 지칭합니다. 이곳의 한강은 넓고 잔잔해서 마치 호수 같아 보인다고 하여 미호라고 불렸습니다.

조선후기 실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도 미호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서 그림을 한 폭 남겼습니다. 보기에도 한적한 강마을의 풍경이 느껴지지요. 가운데 불룩 솟아있는 언덕 위로 기와집이 보이네요. 바로 안동김씨 세도정치의 온상이었던 석실서원입니다. 그 아래쪽에 위치한 초가집이 여러 채 들어선 마을은 서원의 살림을 책임지는 서원말이겠지요. 마을 앞 강변에는 거룻배도 한 척 떠 있습니다. 옛날 풍경을 떠올리면서 한번 미호변을 걷는 것도 좋지만, 미호의 진면목을 확인하시려면 아무래도 옛 석실서원 자리까지 올라가 굽어보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네요. 예나 지금이나 미호의 경치는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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