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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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해길 제4길(두물머리나루길) - 부용산의 부인당 전설

부용산은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 부용리, 신원리에 걸쳐 있는 산입니다. 남한강을 내려다보고 있는 산으로 양수리에서 신원리로 이어지는 강변의 벼랑길에는 월계천이라는 험한 길이 놓여 있었지요. 산이 푸르고 강물이 맑아 마치 연당(蓮堂)에서 얼굴을 마주 쳐다보는 것 같다고 하여 부용(芙蓉)이라는 산의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부용산을 오르다 보면 신원리산성터가 나오고, 정상에는 옛 무덤이 있는데, 부인당이라고 불리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집니다.

고려시대에 어떤 왕비가 시집간 첫날밤에 왕 앞에서 그만 방귀를 뀌고 말았답니다. 이에 왕이 크게 노하여 이곳 부용산으로 귀양을 보냈지요. 쫓겨난 왕비는 이미 아들을 잉태한 몸이었으므로 악착같이 온갖 어려움을 견디며 왕자를 낳아 키웠습니다. 왕자는 총명하게 자랐고 어머니의 기막힌 사연을 듣고는 곧장 도성으로 달려갔지요. 그리고는 저녁에 심었다가 아침에 따먹을 수 있는 오이씨를 사시오!”라고 외치고 다녔답니다. 이 소문을 들은 왕이 신기하여 여겨 진짜인지를 확인하고자 왕자를 불렀지요. 왕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 오이씨는 밤 사이에 아무도 방귀를 뀌지 않아야 저녁에 심었다가 아침에 따먹을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고요. 왕자의 말을 들은 왕은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왕비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왕비는 궁궐로 돌아가지 않고 이 부용산에 계속 살다가 죽었지요. 그 왕비의 무덤이 산 정상에 있는 옛 무덤이랍니다.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마을사람들은 이 무덤을 신성하게 여겨 산에 오르는 것도 꺼려하였고, 이 산에서 땔감을 구하면 곧 죽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고 합니다.

 

양수리에서 바라본 부용산.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인데, 산비탈을 따라 월계천이라는 험로가 놓여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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