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은 경기도 남양주시의 와부읍과 조안면에 걸쳐 있는 산입니다. 수림이 울창하여 인근 지역뿐 아니라 서울에까지 땔감을 대주던 주요 연료공급원이었지요. 요즘은 서울 근교의 등산코스로도 유명합니다. 등산로 입구는 팔당2리인 상팔당마을에 있습니다. 현재 등산로가 잘 조성되어 있는데, 정상에 오르면 검단산, 운길산과 팔당대교부터 팔당호에 이르는 한강까지 조망할 수 있어 등산객들이 즐겨 찾습니다.
평해로는 한강을 굽어보는 예봉산 자락으로 나 있었습니다. 상팔당에서 능내리로 넘어가는 길인데 잔도(棧道)가 놓여 있었지요. 잔도는 험한 벼랑에 선반처럼 달아 낸 길을 말합니다. 지금이야 6번국도인 경강로가 예봉산에 팔당1~4터널과 봉안터널을 뚫어 통행을 하고, 폐구간이 된 중앙선 철도길이 자전거길로 조성되어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지요. 물론 평해로가 지나던 험난한 길에도 다산로라는 도로가 가설되어 있습니다만 보행로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도보로 이용하기에 위험천만하기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다산로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경치는 일품이지요. 평해로를 다니던 행인들도 이 경치를 보며 가쁜 숨을 고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산로에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있습니다. 중앙선 철도를 건설할 때 바닥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쌓아놓은 축대이지요. 축대가 어떻게 볼거리가 될 수 있느냐고요? 그것은 이 축대에 써놓은 낙서들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 낙서들은 이곳을 지나다니던 여행객들이 수십 년에 걸쳐 남겨 놓은 것이니까요. 마치 벽화거리를 연상케 하는 낙서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다산로에서 볼 수 있는 낙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