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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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길 - “거기로 끌려가면 죽은 사람이니 잊으라” 하여 "잊은 터" 로 불리게 된 순교터, 죽산성지

천주교 4대 박해 중 하나인 병인박해(1866)때 많은 천주교인들은 현재 죽산면사무소 자리에 위치해 있던 죽산관아에서 참혹한 고문을 받다가 이곳에 끌려와 순교하였습니다. '치명일기'와 '증언록'에 그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만 해도 25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순교자‘김도미니꼬’는 박해를 피해 깊은 산속에 숨어 살았습니다. 어느 날 천주교 신자인 것을 안 마을 사람 10여명이 찾아와 열일곱 살 난 딸을 내주지 않으며 포졸을 데리고 와 가족을 몰살하겠다고 위협하였습니다. 그녀는 여러 가족을 생각하여 할 수 없이 피눈물을 흘리며 딸을 내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인간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모욕과 고난을 당하면서도 신앙을 고수하다가 순교의 길을 걸어간 것입니다. 당시 상황으로 보아 이렇게 밝혀진 순교자 외에도 수많은 무명의 신도들이 끌려와 처형되었을 것입니다. 원래 이 부근은 고려시대 몽고의 3차 침입 때 송문주 장군이 이끄는 죽주산성을 공격하기 위하여 몽고군이 진을 친 곳으로, 오랑캐들이 진을 쳤던 곳이라고 하여 이진(夷陳)터라고 하였답니다. 이러한 유래를 지닌 '이진터'는 병인박해 때 '거기로 끌려 가면 죽은 사람이니 잊으라'하여 잊은터가 되었는데 후에 음이 변하여 '이진터'란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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