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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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길 제6길 화성효행길-용주사

 

 

용주사와 '승무'이야기

 

 

 

 

삼남길의 여섯번째 길인 화성효행길에는화성의 대표적인 사찰인 용주사가 있습니다용주사는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대로 정조 임금이 아버지의 무덤인 현륭원을 살피기 위해 중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용주사에는 정조와 현륭원 이야기 외에도 또 하나의 중요한 이야기가 얽혀 있습니다바로 조지훈 시인의승무’ 이야기입니다.

 

 

용주사 경내로 들어서면 조지훈 시인의 승무’ 시비를 볼 수 있습니다용주사에 '승무'의 시비가 서 있는 것은 조지훈 시인이 '승무'의 영감을 얻은 것이 바로 용주사이기 때문입니다일제 강점기 말기에 혜화전문학교에 재학 중이던 조지훈 시인은 용주사에서 큰 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용주사를 찾았고그 자리에서 승무를 보고 이를 시로 정리할 것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혹자는 이당 김은호의 '승무도'를 보고 마음을 굳혔다고도 합니다.)

 

 

 

아마도 어느 이름 모를 여승의 춤을 보고시인을 꿈꿨던 젊은 조지훈의 마음이 요동쳤겠죠.

 

 

 

 

 

승무

 

 

-조지훈

 

얇은 사 하이얀 꼬깔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 꼬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뻗은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냥하고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꼬깔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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