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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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길 - 멱조현 (메주고개의 유래)

지금의 삼가리(삼가동) 근방에 아주 가난한 부부가 살았습니다. 이들은 비록 가난했지만 열심히 일했고, 자그마한 밭 몇 평을 갖게 되었습니다. 부부는 무엇을 먼저 심을까 의논한 끝에 콩을 심기로 하였습니다. 그 해 콩농사가 잘되어 아내는 메주를 만들었는데, 쇠파리 한 마리가 메주 위에 앉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내는 기분이 상해 만들던 메주를 내던져 놓고 쇠파리를 잡기 위해 나무주걱을 내리쳤으나, 쇠파리는 잽싸게 다른 메주로 옮겨 앉고, 정성스럽게 만든 메주는 엉망이 되었습니다. 더욱 화가 난 아내는 쇠파리를 잡을 생각에 메주가 엉망이 되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나무 주걱을 휘둘렀습니다. 쇠파리는 메주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날아갔으나, 아내는 포기하지 않고 뒤따랐고, 맨발인 채 쇠파리만 쫓던 아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의 멱조현을 넘었습니다. 멱조현을 메주고개라고 부르게 된 것은 바로 이 아내가 메주를 만들다가 쇠파리를 쫓아 넘었던 고개라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용인 삼가동에서 어정을 잇는 고개입니다. 지금은 용인정신병원 쪽으로 새 길이 나서 한적한 고개가 되고 말았지만, 수년 전까지도 이 고개를 넘어야 수원에 닿을 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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