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퍼가기
카카오톡으로 퍼가기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천명이 모여서 오르는 고개, 천등고개

서울에서 48번 국도를 따라 김포 시내로 오려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고개가 있습니다.

 

이 고개가 바로 천등고개입니다. 이 천등고개의 이름에는 재미난 설화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옛날에 천등고개는 현재의 신곡마을과 장곡마을을 잇는 고갯길이 아니라 신곡리 마을과 천등고개를 잇는 매우 긴 고갯길로, 천등고개를 넘으면 또 한 고개가 있어서 덧붙은 고개라 하여 덧고개라 불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고개 주변의 산은 그리 험하거나 높지는 않았지만, 아름드리 수목들로 산속을 제대로 살필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 속에는 산적들이 많았기 때문에 대낮에도 마음 놓고 고개를 넘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리하여 신곡리 쪽이나 천등마을 쪽 사람들이 상대편 마을을 방문하려면 천 명이 모여야 산적들의 피해 없이 안심하고 고개를 넘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천등고개는 천명이 모여서 오르는 고개로 원래 천등(千登)고개였을 것이나 한자로 천등(天登)으로 쓰고 있습니다. 또한 천등고개는 두 명의 왕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첫째로 정조입니다. 정조는 장릉에 행차할 때마다 백성들에게 어려운 일이 있는지 묻곤 했는데, 천등고개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천등고개라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명의 왕은 철종입니다. 강화도에서 살고 있던 철종이 왕위에 오르려고 상경하는 길에 천등고개를 넘게 되는데 행차가 늦다고 호령하는 소리가 천둥소리 같았다고 하여 천둥고개라고도 하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나라님 자리를 대왕대비의 명령이라고 받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따를 수 없다고 버틴 곳이 천등고개라고도 합니다. 이처럼 천등고개는 다양한 설화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