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퍼가기
카카오톡으로 퍼가기페이스북으로 퍼가기
평해길 제9길(구둔고갯길) - 구둔마을 느티나무

우리나라의 전통 농촌마을에는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오래된 나무가 한 그루 정도는 있게 마련이지요. 양평군 지평면 일신리의 구둔마을에도 이런 노거수가 한 그루 우뚝 서 있습니다. 1982년 양평군의 보호수 24호로 지정된 느티나무인데, 나무의 나이는 400살 정도입니다. 높이는 23m, 가슴높이 줄기둘레는 6.2m, 수관 폭은 22m나 되지요.

400년 동안이나 마을을 지키느라 힘에 겨워서인지, 현재 이 느티나무는 예전의 늠름했던 모습을 점차 잃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나무의 속 빔 현상이 심한 편이라 언제 쓰러질지 모를 지경이 되어 최근에는 나무에 생긴 구멍을 막는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치료가 되기 전에는 이 구멍에 원앙과 올빼미가 둥지를 틀곤 했는데, 이 때 새들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반대 방향에 입구를 내었기 때문에 둥지의 방향을 보고 그 해의 날씨를 점치기도 하였답니다. 또한 이 나무의 잎이 층층으로 피면 그 해의 모심기가 더디게 진행되고 한꺼번에 피면 일시에 모내기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이렇듯 나무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것을 보면 이 느티나무가 마을의 정자목인 동시에 미래를 예견해주는 신과 같은 나무로 오랜 동안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구둔마을의 느티나무가 주민들 곁에서 오래오래 살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구둔마을 느티나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