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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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해길 제2길(미음나루길) - 팔당나루에 떠 있던 술거루

팔당대교 인근인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에는 팔당나루가 있었습니다. 강 맞은편은 하남시 창우동이고요. 팔당대교가 건설되기 전까지 이곳 팔당리의 한강은 바댕이라고 불렸습니다. 물길도 고여 있는 것처럼 잘 흐르지 않고 마치 바다처럼 넓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곳을 지나던 장삿배나 뗏목은 노를 젓지 않으면 바람이 불 때까지 하염없이 떠있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특히 서울로 내려가는 배나 뗏목은 서풍을 받아야만 하는데 서풍은 아침녘에나 불기 때문에 뱃사공이나 떼꾼들은 물 위에 떠서 바람이 불 때까지 물 위에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지요.

물론 팔당나루에는 주막집들이 여러 채 있었지만 거기까지 노를 저어 가기는 귀찮은 노릇이었습니다. 이럴 경우 주막에서 이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면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겠지요. 주막집 색시들이 조그만 거룻배에 술과 안주를 싣고 노래를 부르며 다가와서 뱃사람과 떼꾼들을 유혹했던 것입니다. 이를 술거루라고 불렀지요. 장삿배와 뗏목에 다가간 색시들은 일단 사공들에게 술을 한 잔씩 건넸습니다. 얼큰해져야만 술값이나 몸값의 흥정이 수월하게 풀리기 않겠어요? 얘기가 잘 되면 색시들은 술과 안주를 가지고 장삿배나 뗏목으로 옮겨 타서 뱃사공이나 뗏꾼들과 밤새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놉니다. 다음날 색시들은 다시 거룻배를 타고 팔당나루로 돌아왔지만, 간혹 짓궂은 뱃사공이나 떼꾼들은 색시를 계속 태우고 강을 내려오다 미음나루나 광진나루에 내려놓기도 하였답니다. 그러면 색시들은 할 수 없이 투덜거리며 팔당까지 걸어서 돌아와야만 했지요.

 

팔당댐이 건설되기 전 팔당대교 주변의 한강은 바다와 같아서 바댕이라고 불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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