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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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해길 제2길(미음나루길) - 새들의 안식처, 당정섬

팔당대교 아래에 있는 커다란 섬이 보이시나요? 당정섬이라는 하중도(河中島)이지요. 하남시가 광주군 동부면이었던 시절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던 섬마을이었기 때문에 당정리라고 불렸지요. 1915년 측량된 일제강점기의 지도를 보면, 그때부터 상당한 규모의 주민들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섬마을에는 나루도 있어서 광주군과 남양주군을 오가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했답니다.

1925년 을축년 홍수 때 섬이 침수되자 마을 주민들의 일부가 인근 강변마을로 이주하기도 하였지만, 이후로도 마을은 계속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1989년부터 시행된 한강종합개발사업으로 섬 주민 전체가 퇴거당하게 되지요. 그 이후 1990년대 중반까지 지속된 골재 채취 사업으로 섬이 완전히 사라져 버립니다. 그런데 강에 있는 섬들은 상류에서 흘러내려온 토사가 쌓이며 새로 섬이 생기거나 있던 섬들도 점점 커지는 법입니다. 한강도 마찬가지여서 퇴적 작용이 일어나며 사라졌던 당정섬이 다시 부활하게 되지요. 2000년대에 들어서며 다시 섬의 형태가 복원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모래사장으로 되어 있다가 갈대와 수풀이 우거지며 점차 섬 모습을 갖추어 갔지요. 현재 이 섬은 당정동이라는 어엿한 동명을 가지고 있는 하남시에 속한 법정동이며 행정동인 신장2동에서 관할하고 있습니다. 비록 사람이 살지 않는 행정구역상으로만 존재하는 마을이지만, 사람 대신 새들이 살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 섬은 최근 큰고니의 도래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201-2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백조라고 부르기도 하는 새들의 안식처가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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