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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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해길 제1길(망우왕숙길) - 덕고개 이야기

옛 평해로는 망우리고개를 지나 교문사거리를 지나게 됩니다. 현재 교문사거리 일대에는 윗덕고개라고 부르는 상덕마을과 아랫덕고개라고 부르는 하덕마을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경춘로는 망우리고개에서 교문사거리까지 내리막길이지만, 예전에는 이 사이에 고개를 넘는 길이 또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 고개가 바로 덕고개였던 것이지요.

옛날 이 마을에서는 전염병이 돌면 병에 걸린 사람을 덕에 넣어 고갯마루에 있는 나무에 매달아 놓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덕을 매달았던 고개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덕은 면이나 마를 사용해서 만든 매우 질기면서 두껍고 뻣뻣한 직물이라 하니 덕으로 만든 부대자루에 환자를 넣었던 듯합니다. 전염병 같은 불길한 기운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놓아둠으로써 달아나게 하려는 전통사회의 관습이었지요. 액운을 담은 허수아비를 만들어 사거리에 놓아두는 횡수막이와 비슷한 사례로 보입니다.

현재 교문사거리 주변인 아랫덕고개마을은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등의 건물이 빽빽이 들어선 도심으로 변해버려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윗덕고개마을은 지금도 마을 표석이 서 있어 옛 모습을 어렴풋하게나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윗덕고개마을로 들어서면 언덕으로 오르는 마을길이 나오는데 아마도 이 길이 예전 덕고개를 오르는 길이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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