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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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흥길 제5길(반월산성길) - 격변하는 시대에도 변하지 않은 산성, 포천 반월성

경흥로를 지키기 위하여 만들어진 성이 있습니다.

 

                                   포천 반월산성

 

  포천 청성산 정상부를 둘러가며 쌓은 산성인 반월성지는 둘레가 1080m로 포천시 주변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성곽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큽니다. 산성은 고대시대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전란이 일어났을 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장소입니다. 반월성지는 고대시대에 축조되기 시작한 것으로 고구려의 남진정책으로 한강 지역을 차지할 당시에 완공되었다고 전해지는데요. 지금까지는 이것이 일종의 전설로 여겨졌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발견된 홀수해공구단(馬忽受解空口單)이라고 새겨진 기와가 출토되어 <삼국사기>에 기록된 고구려의 마홀군이 바로 포천이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처럼 유서 깊은 산성이지만 고려 시대에는 폐성되어 한동안 잊혔습니다. 이후 조선 시대의 광해군 시절 후금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하여 다시 짓기 시작하면서 모습을 갖춥니다. 고대시대 성곽터 위에 다시 돌을 쌓는 방식으로 산성을 완성시킨 것이죠. 하지만 광해군이 인조반정으로 인해 물러난 후 반월성지는 또다시 버려집니다. 정치적 이유로 인해 탁월한 곳에 세워진 군사적 요충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죠. 반월성지는 주변 일대를 파악하기 좋으면서 동시에 적들이 공격하기 어려운 장소였습니다. 제대로 완공되었다면 아마 청나라의 침공을 막는데 큰 역할을 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군사적 요새가 역사적인 정쟁으로 인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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