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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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흥길 제2길(천보산길) - 비운의 왕자 인성군 이공(1588 ~ 1628)

  선조의 일곱 번째 아들 인성군 이공의 묘는 의정부시의 향토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총명하고 사리이치에 밝으며 건장했던 인성군은 아버지 선조의 사랑을 독차지했는데요, 성인이 된 후 광해군 집권 당시 인목대비의 폐위를 주장하며 광해군의 입장에서 소신껏 자신의 뜻을 펼치며 광해군을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때 인성군은 인조반정에 휘말리고 역모의 의심을 사 진도로 유배되고 맙니다. 이후 인성군의 어머니인 정빈 민씨의 병환을 이유로 인성군이 간청하자 그를 안타깝게 여긴 인조가 덕을 베풀어 풀려났으나, 인성군이 한양에 당도하기도 전 정빈 민씨가 하세함으로 인해 두 모자의 상봉이 이루어지지는 못합니다.

  생전 인성군은 다섯 번의 역모에 연루되었습니다. 앞서 네 번의 역모는 인성군의 결백을 믿으며 조정 대신들을 설득한 인조의 비호로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나 다섯 번째 역모의 상소를 받은 인조는 더 이상 인성군을 감싸주지 못한 채 스스로 자결하기를 권유합니다.

                                             인성군 묘 전경

 

  인성군에 대한 역사적 의견은 분분하지만, 당파싸움의 희생양이었다는 설도 지배적입니다. 그래서인지 인성군 묘 무덤에는 여러 개의 동자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두 손으로 주머니를 들고 있는 동자석의 머리는 알토란같은 쌍계에 눈매가 둥글고 깊습니다. 또한 얼굴의 명암이 분명합니다. 신의 깊어보이는 동자는 연꽃 위에 단단히 세워져 있습니다. 시대에 파도에 휩쓸려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인성군의 죽음을 절절히 위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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