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퍼가기
카카오톡으로 퍼가기페이스북으로 퍼가기
평해길 제10길(솔치길) - 명성황후의 피난처였던 쌍학리 마골

양동면 쌍학리의 산마을인 마골은 예전에 말이 많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한 구한말 명성황후가 피난을 했던 마을로도 유명하지요. 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명성황후는 궁궐을 탈출하여 51일간에 걸쳐 피신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이때 명성황후가 피신한 곳은 그간 충청북도 충주로 알려져 있었지요. 하지만 최근 명성황후의 피신에 관한 행적이 담긴 <임오유월일기(壬午六月日記)>가 발견되어 이전의 학설과는 달리 명성황후가 도합 7~8군데로 거처를 옮겨 다니며 고된 피난생활을 했던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72일 기록에는 지평 섬실에 있는 전 현감 안정옥의 집으로 옮기셨다.’고 되어 있지요. 그런데 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안정옥의 요청으로 마골에 사는 영해박씨가 집을 내어주고 황후를 모셨다고 하는데, 그 가옥이 현존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마골에는 명성황후에 얽힌 지명들이 많이 남아 있지요. 마골 위쪽 산등성이에는 망재라는 곳이 있습니다. 명성황후가 이 마을에 머물 때 항상 이 고개에 올라 서울의 궁궐 방향을 바라보며 좋은 소식을 기다리곤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라보는 고개라는 이름이 붙었던 것이지요. 또한 요골에서 마골로 넘어가는 골짜기의 이름은 식량골인데, 황후 일행이 먹을 양식을 이 골짜기를 통해 날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명성황후가 마골에 머문 기간은 열흘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렇듯 많은 이야기가 전하는 것을 보면 이 일이 마골이 생긴 이래 가장 큰 사건이었던 듯합니다. 하기야 민가가 4~5가구밖에는 없던 이 산골마을에 국모가 피신해서 숨어있었다는 것이 어디 있을 법한 일입니까?

 

                                             임오유월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