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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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해길 제4길(두물머리나루길) - 족두리에서 유래된 족자섬

족자섬은 양평군 양수리 남쪽의 팔당호에 있는 섬입니다. 족자라는 이름은 벽에 거는 족자나 모자의 일종인 족두리에서 유래된 것이겠지만 현재는 팔당호에 잠겨 산의 등성이 부분부터 물위에 둥실 떠있는 처지라 도대체 예전에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팔당댐 건설 이후 물에 잠기기 전에는 산 전체가 완전히 노출되어 있는 규모가 상당히 컸던 섬이었지요. 섬 주변에는 고운 백사장이 깔려있었고 물도 얕아서 수도권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많이 놀러오던 명소였답니다.

족자섬 주변인 마재마을이나 두물머리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어르신들의 말에 의하면 여름이면 헤엄을 쳐서 족자섬을 자주 오가곤 했답니다. 예전 강변마을 아이들에게 수영은 필수적인 능력이었지요. 하지만 간혹 익사 사고도 일어났는데, 그럴 때마다 이 섬에 이무기가 살고 있어서 심술을 부렸다는 말을 하곤 했지요. 이외에도 얕은 강물 사이로 군데군데 명주실 한 타래가 닿지 않을 정도의 깊은 못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옵니다.

족자섬은 양수리에 속해 있는데, 대부분의 섬 부지는 건설교통부와 한국전력 소유이지만, 두 사람 명의로 된 사유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현재 이 섬에는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는데, 그 대신 민물 가마우지 등의 새들이 떼로 몰려와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이나 해질녘 새들이 섬으로 모여드는 풍경이 아름답게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이 새들이 수질오염 등 환경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어서 골칫거리라고 합니다.

 

두물머리에서 바라본 족자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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