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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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해길 제4길(두물머리나루길) - 북한강을 건너던 두 나루

평해로는 남양주시 조안면에서 양평군 양서면으로 이어집니다. 두 면의 경계를 북한강이 가로막으며 흐르기 때문에 강을 건너기 위해 나루가 두 군데 있었지요. 바로 고랭이나루와 용진나루입니다. 두 나루 모두 조선후기나 일제강점기 지도에 표시가 되어 있어 유서가 깊은 나루들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후기의 지리지인 『대동지지』에는 고랭이나루보다 북한강 상류 쪽에 위치한 용진나루를 정식 경로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고장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어 보면 고랭이나루를 주로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관원의 행차처럼 인원이 많거나 건네야 할 물류의 규모가 클 때는 용진나루를 이용하였지만, 일반 여행객들은 고랭이나루를 이용했다는 뜻일 겁니다. 고랭이나루는 평해로를 최단 거리로 이어주는 나루였으니 단순히 강을 건너기 위한 목적이라면 구태여 가까운 나루를 놔두고 상당한 거리를 돌아가는 용진나루를 이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고랭이나루는 조안면의 고랭이마을과 양서면의 돌떼미마을을 잇는 나루였으므로 남양주 쪽에서는 고랭이나루라고 부르고 양평 쪽에서는 돌떼미나루라고 불렀습니다. 간혹 돌떼미나루를 두물머리나루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둘다 양수리에 있는 나루이기에 그런가봅니다. 하지만 두물머리나루는 광주시의 우천리로 건너던 나루였지요. 1920년대 후반부터는 고랭이나루에 승합차를 실을 수 있는 나룻배도 다녔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이때는 용진나루보다 고랭이나루로 통행하는 경우가 보편화되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북한강에 다리가 놓이면서 두 나루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현재 용진나루 자리에는 양수대교가, 고랭이나루 자리에는 6번국도 경강로가 통과하는 신양수대교가 놓여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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